
일상과 기억들
by Jam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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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8월 23일
아끼던 오래된 첼로가 엉망이 된 지 몇 년이 지났다. 그렇다고 버리자니 가슴이 아프고 고치자니 오히려 새 첼로를 사는 편이 쌀 것 같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천덕꾸러기처럼 창고에 넣어 두었었는데 얼마 전 집 근처에 현악기 수리점이 있다는 걸 알고 드디어 첼로를 들고 찾아갔더랬다.
역시나, 수리비보다 악기값이 쌀 거라는 말에 이사를 간 후에 새 첼로를 사기로 하고 일단은 내 첼로를 맡겨 놓고 돌아왔다.
우리 건물 6층에 첼로 선생님이 사신다는 소문이 있는데 정말이었으면 좋겠다. 이사갈 집과 마침 같은 층이니까 레슨받기도 편하지 않겠어?:) 악기를 들고 다니기가 불편하다는 것이 첼로가 가진 유일한(!) 단점인데 -
주말에 한 번씩이라도 첼로 레슨을 다시 받을 생각을 하니 두근두근두근두근 가슴이 뛴다.
# by Jammi | 2006/08/23 19:07 | Wish List | 트랙백 | 덧글(2)
2006년 08월 23일
퇴원을 했지만 우선 며칠은 집에서 일하도록 팀에서 배려를 해 주셨다.
오늘 오후부터 부엌과 거실 한가운데의 널찍한 아일랜드 테이블에 랩탑과 자료를 늘어놓고 (내 오피스에서 고스란히 퀵으로 배달되어 온 자료들은 결국 바닥에까지 마구 쌓였다) 핸드폰엔 아예 충전기를 꽂아 둔 채로 즉석 작업공간을 만들었다. 팩스와 프린터가 없어서 이래저래 불편하긴 하지만 출퇴근 스트레스나 목에 댄 보호대가 민망할 필요도 없고 중간중간 쉴 수도 있어서 좋기는 하다.
그래서 생각하게 된 것은, 새 집으로 이사를 가면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을 꽂아 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서재 말고도 '일할 수 있는 공간' 으로서의 작업공간을 꾸밀 궁리를 해 봐야 겠다는 것.
이 회사에서 일하는 한은 주말에 회사에 나갔다 오느냐, 집에서 일을 하느냐 중에 선택을 해야 할 경우가 많아질 텐데 나는 아무래도 집에서 일하고 싶다. 일과 개인시간, 일하는 사무실과 쉬는 집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것이 문제가 될지도 모르지만 대신 사무실에 오가는 시간, '사무실에 갈 수 있는 모습'으로 꾸미는 시간에 집에서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요리를 하거나 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집에 있다'는 것이 너무너무 좋으니까 -
이사갈 집 복층엔 납작한 책상이 만들어져 있던데 그 옆에 아예 복합기를 놓고 정식으로 사무 공간을 만들어 볼까 - 복층이 '책을 읽으며 쉬는 공간'이 되기엔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도 하다. 복층이 책을 꽂아 두는 공간 겸 공부/일하는 공간이 되면 놀고 쉬는 공간과 어느 정도 선이 그어지니까 더 좋을 수도 있겠다. 여름엔 좀 더울 테니까 앉은뱅이 선풍기라도 구해다 놓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겨울엔 오히려 아늑하고 따뜻해서 좋을 테지.
:)
# by Jammi | 2006/08/23 17:50 | Wish List | 트랙백 | 덧글(0)
2006년 08월 23일
2주 꽉 채워 입원해 있는 동안 할 일이라곤 하루 두 번 물리치료 받고, 하루 세 번 맛없는 병원 밥 먹고, 자고, 남는 시간엔 책읽는 것 밖에 없었던지라 나중엔 읽을 책이 없어서 묵혀 두던 경영서까지 손을 뻗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병원에서 쉬는 건 이상적인 '휴식'과는 거리가 있다. 많이 잔다, 책을 실컷 읽는다는 것만 그나마 좋은데 해변이나 호텔의 시원한 방이나 카페에서 책읽고 쉬고 산책하는 것과는 영 다르다. 아무리 아로마 초를 켜 두어도 묘한 병원냄새가 나는 병원 침대는 한계가 있더라 - --------------------------------------------------------------------------------------------------------- .인생은 의외로 멋지다 - 김진애 .이 집은 누구인가 - 김진애 .초콜렛 - 공병호 .남쪽으로 튀어! - 오쿠다 히데오 .공중그네 - 오쿠다 히데오 .인더풀 - 오쿠다 히데오 .새참 - 성석제, 윤대녕 외 .가로세로 세계사 (동남아시아) - 이원복 .한국의 家 - 김서령 .Accidental tourist - Anne Tyler .Better Homes and Husbands .Asian Brand Strategy .따끈따끈 베이커리 (1-5)
# by Jammi | 2006/08/23 10:48 | Ex Libris | 트랙백 | 덧글(0)
2006년 08월 23일
언젠가부터 줄기차게, 일본어 공부를 해서, 몇 년 후엔 동경제과학교로 떠날거야! 라고 외쳤는데 아직도 일본어는 맴맴 제자리고 (가타가나도 제대로 못 외우는 수준-ㅅ-) 파리에서 40분 떨어진 퐁텐블로에 살면서도 꼬르동 블루 주말반 한번 제대로 듣지 못하고 돌아왔다.
사실 1년 동안 참 신났던 INSEAD 생활 중 가장 아쉬운 것이 프랑스와 싱가폴, 식도락의 나라들에서 지내면서 제대로 요리강좌 한 번 듣지 못하고 왔다는 거다. 생각해 보면, 지금 있는 회사에 합격한 11월초부터 한 달 정도는 싱가폴에 많고 많은 동남아 요리강좌를 들을 수도 있었는데 말이지.
멍석 깔아준 1년을 놓쳤지만 다시한번 wish list 에 올려두련다.
일본어 공부를 해서, 몇 년 후엔 일본으로 떠날거다. 동경제과학교에 공부하러 갈거야! :)
자, 일본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자-ㅁ-
# by Jammi | 2006/08/23 10:31 | Wish List | 트랙백 | 덧글(0)
2006년 08월 17일
우리가 사는 집은 10층이라 옥상이 적당히 높고 적당히 나직하다. 거의 2년 가까이 살고 있으면서도 얼마 전에야 처음으로 옥상엘 올라가 봤더니 벤치도 놓여 있고 워킹 트랙까지 예쁘게 깔아 두어서 을씨년스럽지 않고 깔끔하니 좋구나. 여름이 가고 선선해진, 그래도 해가 긴 날 이른 저녁에 친구들과 옥상 파티를 하면 재미있겠다.
바베큐 파티를 하면 더 좋겠지만 그건 관리실에서 펄쩍 뛸 일이고 취사 금지 라고 써붙여 둔 걸 보니 와인과 맥주, 핑거 푸드 정도로 간단히 준비하던가 아니면 뭔가 다른 - 재미있는 음식을 생각해 봐야 겠다.
+ 친구들과 꿍짝꿍짝 모여서 놀아 본지도 오래 된 것 같다. 내가 멀리 일산에 살게 된 탓도 있을 테고 다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하다 보니 예전처럼 브런치 모임이니 목살 파티니 하는 모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가을에 이사를 하게 되면 집들이 핑계를 대어서라도 꼭 준비해 봐야지, 친구들과의 옥상파티:)
# by Jammi | 2006/08/17 15:02 | Wish List | 트랙백 | 덧글(0)
2006년 08월 17일
내년 초봄엔 집 근처에 주말농장을 분양받아서 감자랑 고구마도 심고, 방울토마토도 심고, 상추랑 호박도 심어야지. 그리고 남향 큰 창이 있는 새 집으로 이사하면 창가에 허브 화분을 조로록 늘어놓고 키워야겠다. 프랑스에서 돌아올 때 욕심껏 사 온 허브가루들은 아직 남아 있지만 그래도 파릇한 허브잎을 직접 넣고 요리하는 건 더 즐거울거야 -
써놓고 보니 주말농장도, 허브화분도 키우는 즐거움보다는 요리하고 먹을 생각 뿐이라 살짝 부끄러워진다;;
# by Jammi | 2006/08/17 14:47 | Wish List | 트랙백 | 덧글(0)
2006년 08월 15일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다는 소설. 신문지상에서 본 기억은 몇 번 없지만 인터넷 서점에서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를 하는 동안 거의 망설이지 않았다. 일단, 주인공이 75년생 여성이라는 것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이왕이면 76년생이었으면 더 좋았을까, 생각해 봤는데 75년이나 76년이나 일 년 차이라 공감할 건 공감할 수 있을 테고 내가 지금부터 겪을 일들을 일 년 먼저 거쳐 간, 한 살 위 언니의 이야길 듣는 것 같아서 오히려 좋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정말 그랬다. ------------------------------------------------------------------------------ - 출근길? 결혼얘기 미리 못 해서 미안. 울 엄마가 그런 건 미리 떠들고 다니는 게 아니라고 해서. 서른 한 살. 우리는 아직도 '엄마들'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
저지르는 일마다 하나하나 의미를 붙이고, 자책감에 부르르 몸을 떨고, 실수였다며 깊이 반성하고, 자기발전의 주춧돌로 삼고, 그런 것들이 성숙한 인간의 태도라면, 미안하지만, 어른 따위는 영원히 되고 싶지 않다. 성년의 날을 통과했다고 해서 꼭 어른으로 살아야 하는 법은 없을 것이다. 나는 차라리 미성년으로 남고 싶다. 책임과 의무, 그런 둔중한 무게의 단어들로부터 슬쩍 비껴나 있는 커다란 아이, 자발적 미성년. 깊은 바다를 유영하는 한 마리 물고기처럼 살면 안 되는 걸까. 이 단단한 제도의 틈과 틈 사이를 자유롭게 흘러 다니면서?
스톡홀름의 나, 뉴욕의 나, 콸라룸푸르의 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나. '그녀'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돌이켜보면 언제나 그래왔다. 선택이 자유가 아니라 책임의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은 알게 되면서부터 항상, 뭔가를 골라야 하는 상황 앞에서 나는 어쩔 줄 몰라 진땀을 흘려대곤 했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착하고 다정하며 성실하다는 온갖 장점이, 눈치가 없다는 단 한 가지 단점 앞에서 죄다 수포로 돌아가고 마는 사회 생활의 무서운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된다.
25세의 여자를 부러워하는 건 탱탱한 피부 때문이 아니다. 내 질투의 이유는, 그녀의 무모한 용기가 수틀리면 쉽게 손 털고 첨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자의 자신감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자, 여기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있다고 상상해 보자. 둘은 수십 년간 단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그들은 제각각의 가족, 친구, 동료와 함께 전혀 별개의 추억을 쌓으면서 살아왔다. 각기 다른 삶의 궤적을 걸어온 그 남자와 그 여자가 어느 날 처음 만난다. 호텔 커피숍에서, 정장을 떨쳐입고, 서로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암호명처럼 숙지한 채 말이다. 그들은 매우 정중하고 약간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수인사를 나눌 것이다. 그리고 불과 얼마 뒤, 그들이 영원한 법적, 경제적, 성적, 정서적 공동체가 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그들의 가족, 친구,동료에게 전해진다. 믿어지는가? 이것이 내가 살고 있는 세계 속에서 시시각각 일어나는 일이었다. 짐칸 가득 돼지들을 싣고 가는 트럭과 광화문 한복판에서 마주치는 것보다 더 비현실적이고 불가사의하지 않는가! "그러니까, 그런 걸 왜 하느냐고, 피차. 남자도 힘들고 여자도 힘들고. 누가 발명했는지 일부일처제는 진짜 끝내주게 골 때리는 시스템이야. 지들이 알아서 결혼하고 번식하고 세금 내고, 세상이 아주 휙휙 잘 돌아가잖아."
차라리 스물 다섯 살을 지나오지 않았다면 좋을 뻔 했다. 통과해 왔으므로, 나는 그 나이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다. 터무니없이 미화하고 싶지는 않다. ...... 분명한 건, 스물 다섯은 결코 만만한 나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공인되지 않은 사랑은 어느 순간 관계를 남루하고 보잘 것 없게 만든다. 이제야 알겠다. 동거의 음습하고 우울한 기운은 바로 그 비자발적 익명성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들. 세상의 적의와 맞부딪치기 위해 나는 입술을 앙다문 채 문가로 나아갔다.
'어리다'라는 말이 반드시 생물학적 연령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말 속에는 상세하고 복잡한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어리다는 것은 얼마든지 꿈을 꿀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문제는 그 꿈의 대부분이 몹시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점. 비록 제 딴에는 아주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을지라도 말이다. 그들은 의기양양하게 외칠 것이다. "왜 안돼? 하면 돼. 나는 나니까!" 맞다. 그것이 스물 다섯 살에 어울리는 세계관이다. 스물 다섯 살이므로, 그럴 수 있다. 문제는 내게 있었다. '당연하지. 다 잘 될거야' 라고 마냥 북돋워줄 수가 없는 건, 내 인생의 시계추를 다시 칠 년 전으로 되돌리고 싶지 않기 때문일까?
# by Jammi | 2006/08/15 01:21 | Ex Libris | 트랙백 | 덧글(0)
2006년 08월 15일
I miss ziz guys so much that I've decided to write some postings in English, so that I can share my daily life - just as we used to do. In Thomery, we had our night tea time with a pot of hot tea (tea menthe for Aparna, and 'regular' tea for Dewi), some pieces of chocolate (many different kinds of, but always dark), and lots, lots of chats and laughter. About classes, about INSEAD people, about soul-searching as well as job searching, and about juicy gossips. In Singapore, we used to have our kan dian-shi sessions when we could share our storys, laughter, and silly songs - "Hungry, I am so hungry...."
I know this blog cannot substitute those moments, but it will save me when I become helplessly nostalgic but cannot pick up the phone right away. So, let's revive those evenings and nights back in Thomery and Dover Rise - !
# by Jammi | 2006/08/15 00:38 | Chocolat! | 트랙백 | 덧글(0)
2006년 08월 15일
7월 중순, 우리가 여름 휴가로 국내 자동차 여행을 떠나기로 한 그 주에 비가 무척이나 많이 쏟아져 내렸다. 그래서 이틀이나 출발을 미루었는데도 빗길운전이 잦았고 우리가 마지막 여행지인 강원도에서 서울로 돌아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 지나온 길이 토사로 막히고 길이 끊기고 인명피해도 났다는 소식에다 인도네시아 자바에서는 지진이, 인도의 뭄바이에서는 폭탄테러까지 -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 걸까, 하는 생각과 함께 우리가 당연히 여기는 '삶'이 의외로 갑자기 끝나 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 그러니까 한 번 뿐인 삶을 '잘' 살아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지 한 달이 지난 8월 중순의 화요일, 여느때처럼 이른 아침에 차로 같이 출근을 하던 길이었다. 쨍하게 내리쬐는 아침햇살에 눈부셔 하며 무심코 라디오를 듣고 있는데 갑자기 우리 앞을 달리던 차들이 속도를 줄였다. 우리도 같이 속도를 줄이고 거의 세우려는데 쾅, 커다란 소리와 함께 충격이 전해져왔다. "아, 사고났다." 고 H군이 소리치는 순간, 다시 한 번 쾅. 이번엔 뒷차에 밀린 우리 차가 앞의 SUV를 들이받았고 그 차도 다시 앞의 작은 경차를 들이받아 우리는 '자유로 서울 방향 4중 추돌'의 주인공이 되었다.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엔진이 꺼져 에어콘의 시원한 바람이 없는 차 안으로 8월의 여름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고 내 입술 안쪽에서는 피가 나고 있었고 그외엔 아픈 곳도 느껴지지 않았고 견인차와 경찰차와 앰뷸런스들이 차례로 나타났다.
우리는 엉망이 된 우리 차를 덜컹덜컹 끌고가는 견인차의 앞자리에 타고 경찰서에 가서 사고 경위서를 작성하고 집 근처에 새로 생긴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가서 엑스레이를 여러 장 찍고 피를 뽑고 혈압을 재고 심전도 검사를 하고 하얀 환자복을 받고 조용한 병실의 침대를 각각 배치받았다.
그렇게, 우리는 '교통사고 환자'가 되었다. H군은 목을, 나는 목과 옆구리와 허리와 고관절을 다쳤지만 다행히 아주 심각한 것은 아닌 것 같고 새 차가 사고 차량이 되어 버린 건 억울한 마음이 들지만 대신 그 차가 아닌 예전 차를 타고 있다가 같은 사고를 당했더라면, 그래서 중형차와 SUV 사이에 끼었더라면 우리는 죽었거나 아주 심하게 다쳤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행이구나, 이만하길 다행이구나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기회들을 아주 소중하고 즐겁고 유쾌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Wish List에 대한 프롤로그 쯤 될까. 하고 싶은 일들, 해 주고 싶은 일들, 해 보고 싶은 일들, 가지고 싶은 것들, 보고 싶은 것들, 읽고 싶은 것들. 무엇이든 여기에 적어 두어 기억하고 - 더 중요한 것은 - 직접 실행에 옮기려는 것이다.
만 서른이 된 여름, 액땜이라면 액땜을 단단히 치렀다. 유월, 생일엔 발꿈치에 난 상처가 곪아 들어가서 작은 수술을 해야 했고 칠월, 휴가 중엔 태풍이 불어오고 호우가 쏟아졌고 팔월엔 다시 교통사고를 당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 그리고 우리는 - 운이 좋았다. 발꿈치의 상처는 바쁘다는 핑계로 조금 더 두었더라면 아킬레스건을 다칠 뻔 했지만 마침 부모님과 함께 생일을 보내기로 결정한 덕분에 치료를 잘 받을 수 있었고 휴가 중엔 우리가 양떼목장을 산책하거나 바닷가를 산책할 때면 비가 그쳐 주었고 강원도의 도로가 끊긴 곳들도 우리는 간발의 차이로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고 교통사고가 났지만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을 만큼 건강을 되찾았으니 말이다.
앞으로도 좋은 일들 나쁜 일들이 일어나겠지만 우리에겐 늘 '다행스런 일들' 이 있어 줄 거라고 믿는다. 그러니까, 늘 즐거운 일들을 궁리하고 계획하고 만들어 내면서 유쾌하게 살자구 - :)
# by Jammi | 2006/08/15 00:08 | Wish List | 트랙백 | 덧글(0)
2006년 08월 14일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입원한 지 한 주가 지나니 쌓여있던 새 책들도 다 떨어진 참에 이웃집 친구가 재미있다며 빌려준 책 - 유쾌하게 진지한 책이라 마음에 들었다. ------------------------------------------------------------------------ "나는 낙원을 추구해. 단지 그것뿐이야." "허어, 낙원이라. 멀쩡한 어른이 그런 걸 믿어?" "추구하지 않는 놈에게는 어떤 말도 소용 없지." "모든 어른에게는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거기에 휘둘려서는 안됩니다. 만일 의문을 품었거나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을 잊지 말고 가슴 속에 간직해 주세요. 그리고 어른이 되었을 때, 자신의 머리로 판단하여 정의의 편에 서는 사람이 되어주세요." "요코, 그런 얼굴 하지 마라. 아버지와 엄마는 인간으로서 잘못된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어. 남의 것을 훔치지 않는다, 속이지 않는다, 질투하지 않는다, 위세부리지 않는다, 악에 가담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나름대로 지키며 살아왔어. 단 한가지 상식에서 벗어난 것이 있다면 그저 이 세상과 맞지 않았던 것 뿐이잖니?" "그게 제일 큰 문제 아냐?" "아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주 작고 작아. 이 사회는 새로운 역사도 만들지 않고 사람을 구원해 주지도 않아. 정의도 아니고 기준도 아니야. 사회란 건 싸우지 않는 사람들을 위안해 줄 뿐이야." "지로, 전에도 말했지만 아버지를 따라 하지 마라. 아버지는 약간 극단적이거든. 하지만 비겁한 어른은 되지 마. 제 이익으로만 살아가는 그런 사람은 되지 말라고." "응. 알았어." "이건 아니다 싶을 때는 철저히 싸워. 져도 좋으니까 싸워. 남하고 달라도 괜찮아. 고독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해해 주는 사람은 반드시 있어.
# by Jammi | 2006/08/14 23:26 | Ex Libri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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